<"스트레스와 탈모, 과연 연관성 있는가">
30대 직장인인 김영민씨(가명, 34세)는 2개월 전부터 갑자기 시작된 탈모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전에는 너무 많은 머리 숱 때문에 탈모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그는 최근 다녀온 병원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탈모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 중, 스트레스성 탈모로 의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어떻게 스트레스가 탈모를 일으키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스트레스와 탈모의 연관성은 무엇인가?
1997년도 IMF 구제 금융시기 당시에 탈모전문병원에 갑자기 탈모 환자가 급증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30대 중 후반 이상의 직장인이었는데, 갑작스러운 감원과 직장의 부도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 탈모였다. 실질적인 퇴직이나 다니는 회사의 실제 부도보다도 이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급격한 탈모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일종의 심인성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심인성 질환이란 여러 가지 심적인 변화나 압박감 등으로 인해 신체의 비정상적인 상태가 나타나는 질환을 말하는데, IMF 구제 금융 시기에도 심인성 질환 중 하나인 스트레스성 탈모가 많이 나타났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모낭에서 단백질 합성이 저해되고 남성 호르몬의 생성이 증가하게 되는데, 남성 호르몬은 탈모를 일으키는 DHT 호르몬의 전신(前身)이기 때문에 자연히 탈모가 발생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는 급성 휴지기 탈모를 유발할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의 비정상적인 조발(=이른 발생)을 유발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스트레스는 곧 남성호르몬의 증가나 모발 단백질 합성 과정의 저해로 이어지고 이는 바로 나이보다 이른 탈모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단시간에 형성된다.
탈모 환자들 중에는 두피에 땀이 많이 나고 열감이 느껴진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의 경우 의학적으로는 만성 스트레스 증상인 경우가 많은데,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땀을 나게 하고 열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한 최근 발병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소아의 전신 또는 전두성 탈모(원형탈모의 일종)도 역시 스트레스가 주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결국 스트레스가 신체의 각 부분의 정상적인 작용을 저해하게 되어 건강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모발을 '뽑아' 버리는 황당한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스트레스성 탈모의 경우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가?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하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을 할 정도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의도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쉽지 않다. 스트레스는 자신 때문이 아니라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로 생기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조절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외부의 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대항력을 기르는 것이다.
항 스트레스 작용을 하는 대표적인 미네랄이 마그네슘이다. 마그네슘(Mg)은 인, 나트륨, 칼륨의 대사에도 작용하며, 신경과 근육의 작용에도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미네랄이다. 우울증을 완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정도로 현대의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서 도움이 되는 미네랄이며 일상생활에서 자주 술을 섭취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마그네슘의 조절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딸기나 사과 그리고 옥수수, 푸른 잎 야채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이 밖에도 망간(Mn) 역시 피로를 감소시키는 작용과 함께 기억력 증대와 신경과민(주로 잦은 화냄 현상)을 완화해 주는 등의 항 스트레스 작용이 있다. 만약 일상생활 중에 고기나 우유의 섭취가 많은 분이라면 특히나 망간의 섭취가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달걀 노른자나 완두콩, 푸른색의 채소 및 현미에 풍부하다.
음식 이외에도 평상시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거나 주기적으로 지인들과의 대인관계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남성과 여성을 가리지 않고 비교적 쉽게 발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만약 갑자기 1∼2개월 이상 탈모가 지속된다면 가급적 전문적인 의료기관에서 의학적인 원인 검사와 함께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도움말=미소드림내과의원 박진찬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