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끊기, 금연보다 더 어려워
반동성불면증 등 금단증상 심하게 나타나
[기사입력 2009-11-14 08:19]
담배를 끊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고들 얘기한다.
금연을 결심한 사람에게 제일 좋은 방법은 즉시 담배를 끊는 것이다.
이번 달까지만 올해까지만 피고 새해엔 다음 달엔 끊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금연 성공률이 그리 높지 못하다.
수면제는 얘기가 다르다.
수면제를 오랫동안 복용했다가 갑자기 끊게 되면 심한 반동성불면증이 찾아와 이전보다 훨씬 더 심한 불면증과 불안, 공포가 엄습한다.
두통, 구역감, 어지러움, 우울감 등의 금단증상도 심하게 나타나 다시 수면제를 복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점점 수면제에 대한 내성과 의존성이 높아지고 수면의 질은 떨어진다.
수면제를 끊을 때에는 계획적으로 다른 치료와 병행해서 서서히 중단해야한다. 수면제를 끊는 방법에는 크게 점감요법과 격일법의 두 가지가 있다.
격일법은 수면제를 복용하는 일수를 줄여가면서 수면제를 끊는 방법이다.
우선 현재 먹고 있는 수면제의 양을 허용치의 최소량으로 줄이고 그 양을 매일 먹는다.
몇 가지의 수면제를 복합적으로 먹고 있다면 가급적 한 가지 약물만 복용하도록 한다.
대개의 불면증 환자들은 간헐적으로 잠이 안 올 때 주 2~3회 정도 수면제를 복용한다.
이는 약에 대한 내성을 낮춰서 장기간 수면제를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 아닌 장점은 있지만 잠이 안 오면 약을 먹어야한다는 식으로 약물에 대한 의존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약을 끊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최소량을 매일 밤 같은 시각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최소량을 매일 복용하는 것을 1~2주 정도 시행한 뒤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날을 점차적으로 늘여나간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잠이 오든 안 오든 무조건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잠이 안 오면 수면제'라는 식의 마음속의 공식을 깨트려서 잠이 오든 안 오든 수면제를 먹는다는 식으로 바꾼 뒤 '잠이 오지 않아도 수면제를 안 먹는다'는 마음속 공식을 유도해내기 위함이다.
한약을 이용해 수면제를 끊을 때는 한약을 수면제와 병행해서 복용하다가 천천히 수면제를 줄여나가는 점감요법을 많이 이용한다.
한약은 수면제의 복용량과 관계없이 복용법에 따라 꾸준히 복용한다.
최초 수면제의 복용량을 10이라고 가정한다면 한약 복용을 시작할 때는 기존의 10의 복용량을 유지한다.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1달 정도 한약과 수면제를 병행하게 되면 주간에 졸리기도 하고 야간에 잠을 자는 것이 힘들지 않거나 아침기상시의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 때 수면제의 양을 10에서 8정도로 줄인다.
같은 방법으로 한약과 양약을 병행해서 복용하다가 주간 졸림과 야간수면의 편안함에 따라 수면제 복용을 줄여나간다.
서서히 수면제 없이 잠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수면제 복용을 격일로 혹은 2~3일에 한 번 정도로 줄이되 한약은 꾸준히 복용한다.
점차 수면제를 먹지 않고 잠들 수 있는 날이 늘어나게 되고 수면의 질도 높아지게 될 것이므로 수면제에 대한 의존성도 없어지게 된다.
수면제 의존형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서 깨졌던 인체의 음양의 균형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면 극심한 스트레스나 정신적 충격 등 강하게 그 균형을 깨트리는 사건이 생기지 않는 한 정상적인 수면을 지속적으로 취할 수 있다.
한약과 병행하면서 수면제를 끊게 되면 금단 증상이나 반동성 불면증 등의 고통이 적을 뿐 아니라 몸 전체가 건강해지면서 찾아온 가장 자연스러운 수면이기 때문에 수면의 질도 좋고 불면증의 재발확률도 매우 낮다.
(도움말= 불면증 전문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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