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이나 중절 수술에도 산후관리는 필요
관리 소홀하면 각종 질환이나 불임 위험
동의보감에서는 "출산은 밤이 익으면 밤 껍질이 스스로 벌어져서 밤알이 조금도 손상이 없지만 유산은 익지 않은 밤송이를 쪼아서 살과 껍질을 부수고 껍질과 막을 훼손해 밤알을 꺼내는 것과 같으니, 그러면 자궁이 손상한 후에 태가 내리게 되는 것이라 유산한 이후에는 오히려 10배 이상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유산 후의 몸조리가 일반적인 출산 후의 산후조리보다 더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에서 아이를 낳아본 엄마들이라면 어디서나 흔히 산후풍이니 산후조리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 듣기 싫어도 듣게 된다.
이렇게 해야 하니 저렇게 해야 하니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많아 혼란스러울 때도 많지만 싫건 좋건 좋다는 대로 조심을 하게 된다.
그런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포기해야 하는 엄마들이나 젊은 여성들은 사정이 다르다.
적절한 휴식기간을 가질 수도 없고 또 산후조리기간을 가져야 하는 사실 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중절 수술 이후에는 신체 기능과 체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난소염, 질염, 자궁내막염 같은 여성염증질환에 쉽게 감염될 확률이 높고 수술 과정 중 생긴 스트레스와 호르몬의 변화 그리고 죄책감 등으로 인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찬 기운을 쐬거나 무리하게 힘을 쓰게 되면 약해진 관절에 무리가 가고 이 후에 시리고 쑤시는 등의 관절 통증 같은 산후풍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치료방법은 자연분만 후의 산후조리 방법과 기본적으로 동일한데 우선은 인체 내에 남아있는 어혈과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는 자궁을 깨끗이 하는 한약을 복용해 각종 불편한 통증 등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각종 통증이 가라앉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후에는 기혈, 진액을 보충할 수 있는 자궁을 도와주는 보약을 복용해야 비로소 완전한 치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간단한 절차를 통해서 다스려 놓는 것이 후일의 각종 질환이나 불임을 예방하고 후유증을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아이를 포기한 기혼여성도 예기치 못하게 임신이 돼서 중절이라는 방법을 택한 미혼여성에게도 유산이란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앙금이 남는 큰 일이다.
여성전문클리닉 율한의원 정주화 원장은 "물론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쉬쉬하면서 무리해서 정상생활로 돌아갈 것이 아니라 정신적 신체적인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과 같은 점들은 유의하는 것이 좋다.
△과로를 피하고 안정을 취할 것
특히 무거운 것을 들거나 손빨래와 같은, 관절에 무리가 가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찬물, 찬바람 등을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되 지나치게 땀이 많이 나지 않도록 할 것
흔히 산모에게 너무 더운 환경을 조성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땀이 많이 나면 위기(衛氣)가 손상될 뿐만 아니라 옷이 축축해지므로 다시 추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므로 유의한다.
△씻는 것도 조심
산후 가벼운 샤워는 약 10일 후에나 하고 목욕은 대개 산후 6주 이후에 오로가 멎으면 따뜻한 물로 가볍게하는 것이 좋다.
△산후 성생활은 상처가 아물고 오로가 끝난 6~8주 후가 적당
△충분한 영양을 섭취
찬 음식과 딱딱한 음식은 피하고 소화가 잘되는 단백한 위주의 음식이 좋다.
(도움말= 율한의원 정주화 원장)
유범선 기자 sheisp@ehealth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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