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의 약 50%가 생리불순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약 60%정도는 여행을 떠나거나 중요한 시험 전날 생리가 나올까봐 불안해 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는 다수 여성들의 생리주기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건강상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동시에 일상생활에서도 불안감을 갖고 지내야하는 불편함을 수반한다.
하지만 생리는 여성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척도가 되므로 주기나 양 등을 잘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생리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으로는 스트레스나 과로, 수면 부족 등이 있는데, 특히 최근의 갑작스런 몸무게 증가나 감소는 생리 양뿐 아니라 생리주기의 변화까지 가져올 수 있다.
바로 지방 세포에서 생성되는 여성호르몬에 변화가 오기 때문에 한 달에 2∼3kg를 초과해 체중이 늘거나 줄지 않도록 주의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또 생리의 변화는 여러 가지 여성 질환들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여성이 생리 양이 줄어든 상태가 지속된다거나 무월경이 반복된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 polycystic ovarian syndrome)을 한번쯤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난소에 약 200 만개의 원시난포를 갖고 있으며, 2차성징을 지나 생리가 정상적으로 시작되면 한달에 한 개의 원시난포만이 선택되어 커지게 된다. 이 선택된 난포는 부풀어 오르다가 터지면서 난자를 배출하고서 황체로 변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이는데, 이 과정이 바로 '배란'이다.
그런데 만약 난포가 여러 개가 선택되어 커지려다 다 성장하지 못하고 멈춰버리면, 난자를 배출하지 못하게 되어 배란이 일어나지 않고, 생리도 안하게 되어 무월경이나 희발월경이 된다.
그리고 성장하다 멈춘 난포들은 난소에서 그대로 여러 개의 물혹(다낭성 난소)들로 남게 된다.
하지만 이 물혹들 자체가 어떤 병변을 보이는 것은 아니며, 초음파상으로 다낭성 난소의 소견이 보이는데,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배란장애(무월경 희발월경), 인슐린 내성증가(당뇨), 비만, 다모증 여드름 지루성피부염 등등의 다양한 증상군을 보일 때 비로소 이를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 뇌하수체에서 황체형성호르몬(LH)의 분비가 잘 되지 않거나, 난소자체의 기능이 저하되어 정성적 배란을 어렵게 하고, 미성숙한 난포들이 터져 나오지 못해 포도알처럼 몽글몽글 달려있는 경우이다.
정상적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당연히 자궁내벽에도 문제가 따라오기 쉽고, 이런 호르몬 불균형은 난소뿐 아니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균형을 파괴하게 된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증상들은 이러한 호르몬 균형의 파괴로 인한 것이다.
만성 무배란과 그로 인한 무월경/희발월경 및 불임, 고안드로겐혈증 증상(젊은 여성에게서 다모증이나 여드름, 나이든 여성에서는 탈모증 등으로 발현된다.
다모증은 우리나라나 동양사람에게는 발생빈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비만(진단 기준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이 질환군 환자의 50∼70%까지의 여성이 비만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이 주된 증상이다.
또한 합병증으로 당뇨 및 당불 내성의 위험도 증가(3∼7배까지), 심혈관 질환이나 자궁 내막증식증 및 자궁 내막암의 유병률도 증가하게 된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치료는 개개인의 증상에 따른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군이고, 한방에서는 한약투여를 통해 환자마다 몸속에 지닌 '병독'(病毒)을 빼내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 된다.
물론 개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병독은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몇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먼저 복부에 단단하게 덩어리 모양으로 잡히거나 압통반응이 보이면서 대소변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고 복통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결독'(結毒)이 있다.
이 결독이 복부의 어떤 곳에 어떤 유형으로 생기느냐에 따라 수반되는 증상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결국은 대소변을 통해 노폐물의 배출 통로를 확보해줌으로써 해결되게 된다. 또 근육이 당겨서 긴장되어 팽팽해지고, 이곳저곳에 덩어리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근육을 풀고 이완시켜주는 치료법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치료의 과정에 있어서, 거의 빠지지 않고 병행돼야 하는 것이 적정한 체중조절이다.
지방세포와 여성호르몬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뇨나 혈관질환같은 합병증 발생과 관련해서도 비만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절한 치료와 함께 환자의 자기관리가 병행된다면,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질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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