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 산전·산후 관리 프로그램 효과 높다”
문영춘 원장(여우한의원·산후조리원)
실제 임상에서는 ‘한의학적 산전·산후 관리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인천에서 여우한의원·산후조리원을 운영하며 산모들의 산전·산후 관리를 해주고 있는 문영춘 원장. 문 원장은 “한의원에서 산모와 신생아의 효과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하다”며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나와 뜻을 같이하는 한의원이 많이 생겨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영춘 원장은 “옛부터 출산 후 붓기를 제거하기 위해 붕어나 호박, 미역 등을 끓여먹는 민간요법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며 “이러한 것을 보면 한의학과 산전·산후 건강관리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최근 양방 산부인과에 그 주도권을 빼앗겼고 게다가 산모들이 한의학적 산전·산후 건강관리의 우수성을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의학에 대한 보완대체의학으로 나타난 서양의학이 수술이나 소독, 감염 관리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영역을 넓혀가더니, 이제는 아예 한의학을 제치고 주도권을 잡게 된 것”이라며 “이는 부인과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특히 “산모, 신생아 건강관리, 여성 질환에 대한 진료 등은 원래 한의사가 하던 의료행위였지만 현재는 산부인과에 모두 넘겨주었다”며 “현재 한의사가 하는 진료는 산후에 한약을 지어주는 정도라서 산전·산후 관리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영춘 원장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사람들에게 산모와 신생아에게 해줄 수 있는 한의학적인 방법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물론 한방부인과의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004년 인천에 여우한의원 및 산후조리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의학에서는 양방 산부인과에서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유산 징후가 있을 때, 양방 산부인과는 산모를 그냥 쉬게 하거나 몸에 좋지도 않고 게다가 계류유산의 가능성을 가진 프로게스테론을 처방하는 방법밖에는 없지만 한방에서는 임신이 잘 유지되고 유산이 되지 않도록 하는 ‘고태방’이라는 처방을 내려 태기를 단단하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문 원장은 “산전부터 분만, 그리고 산후조리까지 출산과 관련된 모든 과정의 건강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신 전에 자궁 및 난소의 상태와 기능을 평가하고 이를 최상으로 만든 이후에 임신을 하도록 하며, 임신이 되고 난 이후에도 유산이나 조산을 방지하기 위한 한의학적인 산전 관리가 가능하다”며 “출산 후 가장 흔한 요통이나 손목관절의 통증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나 감기, 변비, 소화 장애, 설사, 입덧, 부종 등 사소하지만 불편을 주는 증상들에 대해 한방부인과에서는 매우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만 이후에 산모들은 면역력이나 체력이 저하되어 온몸이 아프고 손목, 팔꿈치, 팔, 어깨, 목뒤, 허리, 무릎, 골반, 발목 등 통증에 시달리며, 감기에도 잘 걸리고 심한 경우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모유 수유시 산모의 젖몸살이 심한 경우 유선염까지 가기도 하는데, 이러한 모든 증상을 한의학적으로 적절하게 치료 및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신생아가 감기에 걸리는 경우 양방에서는 특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는데 반해 그는 침을 놓거나 소량의 한약을 처방하는 등 신생아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원장은 “한의학이 서양의학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부분이 많고, 서양의학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산모와 신생아를 잘 치료해줘서 양방보다 한방이 낫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의사들 스스로 실제 임상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내적 자기 개발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하며 “학교나 대학병원에 산후조리원을 개설해 신생아와 산모들에 대한 한방의료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영춘 원장은 “한 공간에 한의원과 산후조리원이 있어서 산모가 불편을 호소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산전부터 산후까지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관리를 해준다는 점에서 한의원 부설 산후조리원에 산모들이 큰 매력을 느낀다”며 “앞으로 한의원 부설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동료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산후조리문화가 강한 나라이며, 산후조리문화는 한의학의 문화”라며 “한의학적 산전·산후 관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 개발해 나가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박승주 기자 [photo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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