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조인스
아토피? 태열? 여드름? 아기 피부 발진의 모든 것
2009.04.21 09:32 입력
갓난아기를 둔 엄마가 가슴 철렁하는 순간이 있다. 예쁜 아기 얼굴에 발갛게 좁쌀 같은 것이 올라올 때가 그 중 하나. 하루 이틀 지나면서 얼굴 여기저기에 발진이 번진다면 걱정과 불안함은 극에 달한다. 단순한 뾰루지인지 평생을 안고 가야할 아토피피부염은 아닌지.
대전 함소아(含笑兒)한의원 윤철상 원장은 “아이 피부에 발진이 생겼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잘못된 민간요법과 생활 관리를 하는 경우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초보 엄마가 알아야 할 아이 피부 발진에 대해 알아본다.
신생아 괴롭히는 피부염 ‘태열’
태열(胎熱)은 ‘태중열독(胎中熱毒)’이라고 하여 한의학에서 비롯된 말이다. 주로 돌 이전에 나타나는 신생아 여드름, 지루성 피부염이나 혹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 습진, 아토피 피부염 등의 돌 미만 아기들의 피부 질환을 총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아기가 엄마 뱃속, 즉 태중에 있을 때 엄마가 맵거나 짠 음식, 밀가루 음식을 많이 섭취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화(火)가 쌓이면 나쁜 기운의 열이 태아의 몸에 축적된다. 이후 아기가 태어나면 엄마 뱃속에서 쌓인 열로 인해 피부에 울긋불긋 발진이 돋고 가려운 증상을 보이게 되는데, 이것을 태열이라고 부른다.
▷ 지루성 피부염은 피부에 노란색 기름기가 있는 두꺼운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며, 생후 2주~3개월에 많이 나타난다. 주로 두피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얼굴, 겨드랑이, 목 주위 등에 생기기도 한다. 노란 진물이 배어나오고 각질이 있어나서 흉해보이지만 아기가 많이 가려워하지는 않는다.
▷ 신생아 여드름은 뺨과 이마, 코 주변 등 얼굴에 하얗거나 붉은 여드름이 생기는 특징이 있으며, 생후 2주~6주에 많이 나타난다. 처음엔 하얀 여드름이 올라오다 점차 붉어져서 모낭 안에 노랗게 농이 생기기도 한다.
엄마 울리는 ‘아토피피부염’
엄마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갓난아기 때의 태열이 아토피피부염으로 이어지는가 아닌가의 문제이다. 정확히는 최소 만 1~2세 이후가 되어야 확실한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한다. 생후 1~2개월에 좁쌀만 한 발진으로 시작한 증상이 돌이 지나면서 몸통과 팔다리 등 전신으로 번진다. 피부가 늘 건조하며 울긋불긋한 발진이 있고, 가려움증과 같은 일반적인 아토피 증상이 최소 8주 이상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며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한방에서는 아토피의 원인으로 지나친 속열과 건조한 기운을 꼽는다. 몸에 열이 지나치게 많으면 진액(몸속 수분)이 말라 몸에 물기가 부족해지고, 피부가 건조해져서 가렵고, 이 가려움이 염증을 유발해 습진이 생기는 것이다. 요즘처럼 건조한 봄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태열, 아토피 - 피부 증상보다는 몸속 열부터 해결해야
태열은 생활 속에서 아이의 열독을 풀어주는 것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면역력은 물론 모든 면에서 예민하고 약하므로, 아이의 피부나 소화기에 자극이 될 만한 요소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방에서는 열독을 풀어주는 처방을 하게 되는데, 생후 3개월 이전의 모유수유 중인 아기라면 엄마가 열독을 풀어주는 한약을 복용함으로써, 모유를 통해 전달되도록 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진액을 보충하여 기력을 살리면서 속열을 풀어 그 증상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한다. 이와 더불어 한의학에서는 피부와 장을 하나로 보는데, 만약 소화기가 약한 아이라면 체내 수분 대사를 조절, 영양 물질이 피부에까지 잘 전달되도록 한약으로 소화 기능을 강화하기도 한다. 봄에는 미나리, 냉이 등 제철 나물을 섭취하며, 기름기가 많고 비린 음식을 줄이는 것이 속열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에는 피부 청결과 보습을 챙기는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몸을 깨끗이 씻어, 피부를 자극하는 이물질을 제거해준다. 또한 피부가 건조해지면 가려워 긁을 수 있으므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도록 한다.
조인스닷컴 이승철(join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