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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려고 초경 늦추는 주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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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12회 작성일 15-12-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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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키 크려고 초경 늦추는 주사까지?

  작성자 : 모란성심 (221.163.125.66)     연락처 :      이메일 :     날짜 : 07-09-13 20:58    

    조회 : 1873    

 

 

양·한방, 제약사, 성장센터…검증 안된 약·치료로 '키 팔아먹기'마케팅

 

▲ 헬스조선 DB'키 콤플렉스에 빠진 대한민국'

 

초등학교 5학년 심지영(가명)양의 키는 148㎝로 반에서 중간 정도다. 양쪽 모두 키가 작은 편인 부모는 그러나 불안하다. 키 크는 데 좋다는 방법은 모두 다 썼는데도 이 정도기 때문. 그 때 누군가가 ‘용한’ 병원을 소개했다. 그곳을 찾아 상담했더니 의사는 “초경을 늦추면 키가 더 클 수 있다”며 성 호르몬 분비 억제주사를 권했다. 키를 위해 딸 아이의 생리까지 늦춰야 하나라는 생각에 주사를 맞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성장 침 맞으면 1년에 20㎝ 클 수 있다?

 

대 한민국의 키 콤플렉스가 도(度)를 넘고 있다. ‘아들 185㎝, 딸 168㎝’가 평균이라며 제약사와 각종 성장센터들이 ‘키 팔아먹기 마케팅’에 몰두하더니, 이젠 한방과 양방 의사까지 가세하고 있다. 한의원들은 앞다퉈 성장 탕과 성장 침을 시술 중이며, 양방에선 뼈를 잘라 키를 강제로 키우는 수술이나, 여자 아이의 초경을 늦추는 호르몬 주사까지 등장했다.

 

제 약사들은 초유, 칼슘, 비타민 등이 든 건강식품을 ‘키 성장 세트’로 포장해 1년치에 싸게는 20만원에서 비싸게는 1000만원까지 판매하고 있다. 운동으로 키를 키운다는 성장 센터가 늘어나면서 무릎 연골이 파열되는 등 부상을 입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충호 교수는 “7세 전에 생리를 시작하는 어린이에게 처방 되는 ‘루프린 주사’가 ‘롱 다리 성장 주사’로 인식되는 것은 그야말로 넌센스다. 억지로 난소를 자극해 월경을 늦춘다고 해서 키가 크지도 않으며, 오히려 이 주사가 불임이나 아이의 골(骨)밀도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소아과 김덕곤 교수는 “성장 침이나 성장 탕이 성장에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키가 크는 것은 아니다. ‘1년에 20㎝ 성장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보면 동료 의료인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린다. 성장 침이나 성장 탕보다 중요한 것은 수면, 운동, 영양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다”고 말했다.

 

 

 

키 작은 신체적 원인부터 파악해야

 

전문가들은 키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만큼 심각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한다.

 

소 아청소년과학회는 또래 100명 중 키가 제일 작은 순서대로 3~4번째 아이만을 치료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 밖에 자궁 내 발육장애, 기형 및 골격 질환, 영양 장애, 전신성 대사질환, 만성 질환, 지능 장애, 뇌 종양, 내분비 질환, 애정결핍이나 학대 등으로 인한 성장 저해가 있을 경우 치료 대상에 포함시킨다.

 

이 경우 각종 검사를 거쳐 성장 호르몬 주사, 정신과 상담 등을 하며 다리뼈의 기형이 있는 경우 제한적으로 뼈를 잘라 키를 연장하는‘일리자로프 수술’을 시행한다.한방에서도 키가 작은 원인부터 파악한다. 저 성장의 원인이 비만 때문인지, 오장육부에 체질적인 결함이 있는지 등을 파악한 후 생활 습관을 고치게 하고, 침과 약을 보조 요법으로 쓴다.

 

무턱대고 처음부터 비싼 약이나 침을 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박수성 교수는“관절 이상, 정신적인 이유 등 키가 작은 아이의 신체적 원인부터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검증 안된 약과 수술에 의지하기보다는 안 크는 원인을 제거하고 심리적인 치료 등을 병행하면 성장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초경 늦추는 주사, 불임 될 수도

 

 

키 열풍에 변질된 치료법들

 

●루프린 주사

 

초경을 늦추는 효과가 있는 ‘루프린 주사’는 원래 자궁내막증 등 호르몬 때문에 생기는 병을 치료하는 약이다. 산부인과에서는 자궁근종, 폐경 전 유방암, 과다월경, 하복통, 요통, 빈혈 등의 증상에 6개월 정도 사용한다.

 

또 몸을 일시적인 폐경 상태로 만들므로 첫 생리가 7세 이전에 너무 일찍 오는 조기 성숙증 아이에게도 쓴다. 이들 환자는 보통 한 달에 한번씩 2년 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며, 1회 주사 비용이 20만원 정도다.

 

주사를 맞은 후 두통, 구토, 부종, 혈뇨, 피부건조, 우울증상, 정서불안 등의 부작용도 올 수 있다. 이 주사제를 저성장 어린이의 초경을 늦추는 용도로 쓸 경우엔 골밀도가 떨어지거나 커서 불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

 

성 장 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 결핍환자, 왜소증, 만성 신부전, 터너증후군(여성 성이 나타나지 않는 질환) 등 병적 원인 때문에 키가 작은 경우에 효과가 있다. 또 뇌하수체 종양이나 수술, 방사선 치료 등으로 인해 성장호르몬이 줄어든 경우에도 쓰인다.

 

성장호르몬은 부족한 아이의 근육을 늘려주고, 지방조직은 감소시키며 활력을 주는 성분이 들어있다. 질병으로 인해 성장장애를 보이는 환자의 호르몬 부족량을 채워주는 것이 목적이므로 성장이 거의 끝났다고 판단될 때까지 시술해야 한다.

 

온 몸이 붓거나 과민반응에 의한 두드러기, 가려움, 두통, 복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등 병이 있는 경우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키 크는 목적으로 쓸 때는 보험 혜택을 못 받아 1년에 약 800만~1000만원이 든다.

 

●사지 연장술(일리자로프 수술)

 

사 지 연장술은 금속 핀이나 나사를 뼈에 박은 후 뼈를 절단해 나사를 돌리면서 하루에 1㎜ 정도씩 뼈를 늘이는 수술이다. 뼈를 늘이면 그 부위에 새로운 뼈 조직이 자라나고 신경이나 혈관, 근육도 함께 만들어진다. 이 수술은 만성 골수염이나 양측 팔·다리 길이가 차이 날 때, 왜소증, 팔·다리가 심하게 휘어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선천성 질환이 아닌 가족성 저신장인 경우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수술비가 1500만~2000만원이 든다. 단순히 키를 키우기 위한 사지 연장술은 의학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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