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③] 여 축구스타의 교훈
미아 햄 "최고가 되겠다" 매일 다짐
어제의 영광에 취한 기업들 본받지 말아야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무엇보다 최고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결심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A매치 축구 골을 가장 많이 터뜨린 여성 축구선수인 미아 햄(Mia Hamm)의 대답이다.
축구황제라는 펠레의 A매치 골 기록이 95개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9월까지 142골을 터뜨린 그녀의 기록은 대단하다. 폭넓은 시야와 정교한 킥이 주 무기인 미아 햄은 올해로 32세. 미국인으로 그다지 크지 않지만, 15세 때 미국 대표로 발탁되어 여러 차례 조국에 우승을 안겨주었다. 비결은 바로, 최고가 되려는 결심을 매일매일 새롭게 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답변은 기업인들에게도 자극이 된다. 새해 들어 12월 결산법인들의 실적 발표가 쏟아지고 있다. 포스코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삼성은 최고 실적에 걸맞은 최대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러한 기업들의 성과는 국민 경제를 위해서도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마땅히 축하받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자만하고 세계화 물결을 바로 타지 못하다가 국내 30대 기업 중 절반이 공중분해되는 현장을 우리는 목격했다. 그렇게 보면 한 해의 경영성과란 이미 과거의 한 페이지에 불과할 따름이란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인간은 누구나 바로 눈앞에 시선을 빼앗기기 쉽다. 어느 카드회사가 수년간 이룩한 영광이 금융시장에 큰 후유증을 불러온 것을 보라. 파죽지세로 승리를 했거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를 듣는 기업이라도 최고를 향한 결심을 매일 새롭게 하지 않는다면 한순간의 영광일 뿐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어제의 영광에 도취하다가 우리의 운명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수많은 경제 주체에게 엄청난 짐을 지우기도 한다.
▲ 김재우 사장
특히 다가오는 세상에서는 어느 누구도 세계화의 커다란 물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의 역사가 폐쇄적이었기에, 세계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극복해 가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만만하지는 않다.
그런 점에서 미아 햄은 우리 기업들이 최고를 달성하고 지키기 위해, 어떻게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김재우·벽산 사장)
조선일보 2004.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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