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섹스바다’ 사이트를 통해 초등학생까지 노골적인 성행위 사진과 동영상을 접하게 됨에 따라 아이들의 자위행위가 과거보다 훨씬 많아진 것 같다. 밤늦게까지 학원을 전전해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자위 행위는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인지도 모른다. 양방의 의사들도 정액은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하며, 사정해도 곧 보충되므로 구태여 말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의학에선 침이나 정액 같은 몸의 진액을 배출하지 않고 아낄 것을 강조한다. 이는 의학이론이 아니라 임상 경험에서 얻어진 경험칙이다.
신경쇠약이나 심한 무기력과 피로감, 집중력 저하, 망상 등의 증상이 있는 청소년을 진료할 때면 그 중 상당수가 자위 때문인 것을 확인하곤 한다.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정신분열이 자위행위에서 비롯됐다는 중세 의료인의 주장이 어처구니 없겠으나 필자는 일면 동감한다. 정신분열까지는 아니라도 자위의 집착은 정신을 쇠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은 음(陰)과 양(陽)의 조화로 건강을 유지하니 양의 기운은 음의 제어를 받는다. 그런데 음이 부족하게 되면 양기가 망동하게 된다. 한의학에서 침이나 정액을 아끼라고 가르치는 것은 음을 지킴으로써 양기의 난동을 막기 위함이다. 양기가 제어되지 않으면 신경쇠약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낳는다고 본다.
폐결핵 환자가 여자를 밝힘과 임종을 앞둔 남자가 여자부터 찾음은 음이 말라 양이 동하는 데 원인이 있다. 따라서 자위행위가 지나쳐 음이 소모될수록 양은 동하고, 이에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심할 경우 심장이 이유 없이 마구 뛰면서 헛것이 보이는 등 망상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지나친 자위행위가 해롭다는 것이지 가끔씩 하는 자위행위까지 감시하고 막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자위행위에 대한 죄책감을 심어줘 아이들이 자괴감에 빠지게 해선 안 된다. 자위행위가 건강에 나쁘다며 욕구를 강제로 억누를 것이 아니라 운동이나 여가 생활을 통해 성적인 자극을 줄이면서 스트레스를 풀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