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여기저기 감기로 축축 늘어져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유행성 독감)가 크게 확산되면서 병·의원을 찾는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7일,지난달 중순 외래환자 1000명당 3.93명이었던 독감환자가 최근에는 8.73명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독감은 열과 기침을 동반해 어린이,어른 모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푹푹 스팀기 안에 갇힌 것 마냥 열이 나며 뼈마디가 쑤시고 콧물에 재채기까지 정말 괴롭다. 이럴 때일수록 약 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잘 먹어야 독감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먹으면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연세의대 가정의학과 윤방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소주에 고춧가루’는 감기 특효약?=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한 잔 마시고 한 숨 푹 자면 기분 상으로는 감기가 저멀리 달아날 것만 같다. 하지만 이는 터무니없는 말이다.
소주와 고춧가루가 일시적으로 땀을 내게 해 열을 낮추는 듯 보이지만 이는 호흡기에 무리를 주어 도리어 기침증상을 심하게 할 뿐이다.
소주와 감기약을 함께 먹기도 하는데 간은 알코올부터 처리하기 때문에 약의 분해나 해독은 뒤로 밀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약과 술을 동시에 분해한다는 것 자체가 간에 부담을 주는 일이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음주는 증상을 더 악화시키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감기를 낫게 하는 비타민C?=감기에 비타민C가 도움이 된다는 말은 상식처럼 돼 있다. 실제 비타민C는 감기에 걸렸을 때 몸의 면역기능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 완화,감염예방 효과를 나타내 감기증상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감염기간을 단축시켜 준다.
비타민C는 레몬,귤,파슬리,각종 과일,양배추,피망,딸기,무 등 채소류에 다량 들어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유자차나 레몬차 같은 뜨거운 음료로 비타민C를 보충하면 목의 통증이 완화되고,앓는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평소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직장인,흡연자,자주 과음하는 사람들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C를 하루 500㎎ 이상 꼭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해롭다?=감기에 걸렸을 때는 체력이 떨어지므로 ‘잘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우리 몸이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는 동안 가장 많이 파괴되는 단백질은 반드시 보충해줘야 한다. 하지만 소화기능이 떨어져 특히 지방은 소화시키기 힘들므로 지방이 적은 살코기를 섭취하도록 한다.
기름지지 않고 살코기로 된 닭고기 스프나 닭죽,부드러운 안심요리 등을 섭취하면 면역기능이 빨리 회복되고 증상도 빨리 가라앉는다. 돼지고기도 살코기 위주로 먹고,삼겹살 등 기름진 부위나 껍질,비계 등은 피하도록 한다.
꿀차와 생강차같이 단 것이 좋다?=감기에 걸리면 열과 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수분과 무기질 섭취가 아주 중요하다. 수분과 무기질을 제대로 섭취해주지 않으면 탈수증상과 전해질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꿀차,생강차,대추차,계피차 등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는 게 좋다.
따뜻하고 당분이 포함된 차를 마시면 코와 기관지에서 농과 객담을 배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당분은 식욕이 떨어져 칼로리가 부족하기 쉬운 감기 환자들에게 열량공급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유와 커피는 해롭다?=감기에 걸렸을 때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모든 음료가 좋은 것은 아니다. 찬음료와 우유,커피 등은 가급적 삼가도록 한다. 우유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지만 객담을 진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 감기에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또 커피도 감기약과 상호반응하여 약효를 너무 증가시키거나 낮출 위험이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감기약에는 보통 진해거담제,항히스타민제,항생제,해열진통제,기관지 확장제,소화제 등의 성분이 들어있는데 예민한 사람의 경우 감기약과 커피를 같이 마실 경우 가슴이 뛰고 손이 떨리는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심할 경우 두통을 유발하고 뇌기능을 지나치게 각성시켜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